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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200M 황선우 1위, 기적의 대반전

Eddi 2022. 12. 22.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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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 선수가 제대로 사고 쳤습니다.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 선수권 대회 남자 자유형 200미터 결선에서 1분 39초 7 이라는 어마 무시한 기록으로 아시아 신기록 및 대회 신기록을 달성했고 지난해에 이은 꿈의 2 연패를 달성한 것인데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이건 확실한 실력입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롱코스 200미터 우승자이자 괴물 선수로 불리는 포포비치 그리고 도쿄 올림픽 200m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의 톰딘, 일본 최고 에이스 마스모토 가스이로 등 굵직한 강호들이 대거 참가했는데요. 25m 레일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쇼트 경기에서 첫 25m 구간을 황선우가 10초 83 가장 먼저 통과했고 50m 구간을 포포 비치가 23초 18 앞질러 통과했습니다. 75m 구간 황선우 선수가 35초 92, 1위로 다시 치고 나왔지만 100미터 구간에는 영국의 톰딘이 48초 81, 1위로 나서며 세계최고 선수들의 치열한 경기가 지속되었는데요.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수영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선우(가운데)가 다비드 포포비치(왼쪽), 톰 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 시상식에서는 올림픽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한 호주 수영전설 이안 소프가 깜짝 시상을 맡아 환하게 웃으며 신성 황선우 선수를 향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에는 완전히 황선우 선수의 페이스이자 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세계기록 페이스로 마지막 175m 턴을 1분 27초 00 1위로 통과했고 200미터까지 폭발적인 스퍼트를 이어가는데요 마지막 25미터 구간까지 흔들림 없는 12초대 기록을 유지하며 1분 39초 72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나흘로 마의 39초대에 진입하며 대외 신기록, 한국 신기록, 아시아 신기록을 싹 갈아치우고 1위에 올랐습니다.

 

세계기록과는 불과 0.35초 차이 25m 쇼트 코스의 압도적 승자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건아 황선우 선수였습니다. 황선우 선수가 금빛 물결을 가르며 1위로 터치하는 순간 한국 코치진 및 선수들과 현지 팬들은 2연패를 축하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강력한 라이벌이자 2위 포포비치 선수도 기록을 확인한후 황선우 선수를 향해 박수를 치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영국 톰딘 선수.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으로 주목받았는데 2위인 포포비치 선수와 1초 07이나 차이가 났으며 지난해 12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이 금메달을 목에 걸 당시 기록 1분 41초 60보다 거의 2초를 앞당긴 놀라운 퍼포먼스였습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예선과 결선에서 황선우 선수가 2 연패를 달성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겠구나 하실 수 있지만 사실 여기에는 숨겨진 반전이 있었습니다.

 

예선 당시 마지막 터치를 하다 오른쪽 중지를 다쳐 부상을 안고 결선에 진출했던 것인데요. 코치진들은 차기 경기를 위해 출전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지만 황선우 선수가 강력하게 출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황선우 선수는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사실 예선 때 터치를 잘못해 손가락이 많이 붓고 통증이 심했다" "그래도 8등으로 결선에 진출한 것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고 뛰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황선우 선수는 예선에서 8등의 기록으로 가장 바깥 라인인 8번 레인에서 결선 경기를 치뤘는데요.  

 

 

 

'꼴찌레인'으로 불리는 8번 레인 그리고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영법의 문제까지 여러 악재를 안고 있었던 황선우 선수였지만 세계 2연패를 달성하여 세계 수영계가 발칵 뒤집어진 것이죠. 수영 결선 출발 레인은 예선의 순위에 따라 중앙에서부터 한 명씩 사이드로 배정되게 됩니다. 가장 좋은 기록으로 예선을 돌파한 선수가 4번 레인을 받게 되고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선수가 8번 레인을 받게 되는데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총 6번의 남자 자유형 경기에서는 4번 레인을 받은 선수가 무려 51%의 확률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8번 레인에서 경기를 출전한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을 만큼 1번 레인 배정이 경기 기록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이처럼 4번 레인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기록이 좋은 이유는 수영장 중앙에 위치할수록 물살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예선 성적 그대로 결선 경기가 진행된다면 4번 선수를 중심으로 앞서 나갈 확률이 높아 물살이 피라미드 형식으로 퍼지게 되고 이에 4번과 선두군들은 주변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살의 저항을 받지 않게 되어 체력을 아낄수 있습니다. 

 

황선우(강원도청)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인 1분39초72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AP 연합뉴스.

 

 

황선우(오른쪽)가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친 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와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10대 선수로 나란히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던 둘은 당시 금메달을 획득했던 영국의 톰 단을 3위로 밀어내고 포포비치가 금메달, 황선우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부다페스트=AP 뉴시스.

 

동시에 양 옆에 선수들에게 물살을 일으켜 견제를 할 수도 있죠. 그에 반해 8번 레인에 위치한 선수는 가운데 레인에서 밀려오는 물살뿐만 아니라 수영장 벽을 막고 다시 돌아오는 물살까지 뚫고 나가야 하기에 체력 소모가 배가 됩니다. 또한 4번 레인 선수들은 옆에 예선 2, 3위 선수들, 즉 우승 후보들을 수시로 확인하고 그에 맞춰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반면, 8번 레인 선수는 숨쉬는 방향에 따라 라인을 오고 갈 때 한 번은 벽을 바라보고 한 번은 레인을 바라보게 되며 보더라도 중앙 레인까지는 가시권에 들어오질 않아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러한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금빛 레이스를 펼친 황선우 선수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영국 BBC 스포츠는 "영국의 올림픽 챔피언 톰딘이 아웃사이드 레인에서 한국의 황선우에 밀려 동메달 획득했다"고 하였고 해외 매체 스포츠로는 황선우는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대외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하였으며, 세계 수영 선수권 내외에 공식 사이트에서도 황선우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스포츠 기자 낼슨 카터 주니어에 따르면 황선우의 이번 대회 기록은 역대 3위 안에 드는 기록이라고 하였는데요. 쇼트 200미터 세계 대회에서 1분 39초 내에 진입한 선수는 수영 역사상 단 3명이고 한국의 황선우 선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1위는 2009년에 독일 파우비더맨이 세운 세계 최고기록 1분 39초37, 2위는 프랑스의 야닉 아넬이 2012년 선수권에서 세운 1분 39초 70 그리고 10년 만에 황선우 선수가 39초대의 진입 1분 39초 7 이라는 대기록으로 역대 세 번째이자 최근 10년 이종목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경기 시상식에서는 올림픽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한 호주 수영전설 이안 소프가 깜짝 시상을 맡아 환하게 웃으며 신성 황선우 선수를 향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세계 수영연맹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 대회가 1년에 딱 한 번 열리기 때문에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로 꼽히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세계선수권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특훈을 떠날 정도로 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날 메달을 획득한 황선우, 포포 비치, 톰딘은 앞으로도 세계 수영계를 이끌 선수들이며 선의의 경쟁 구도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터뷰를 진행한 캐스터가 한국어로 황선우 선수 축하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져 국뽕이 끓어 차오르게 만들어 주었는데요. 황선우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또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선 8위로 어렵게 결승에 진출에 불리한 레인을 배정받았음에도 황선우 선수가 보여준 기적의 레이스는 국민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금빛 역영자체였고 한국인의 정신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황선우 선수.

 

 

황선우 선수는 수차례 인터뷰에서 "아시아 수영에서 단거리 세계 챔피언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는 열망을 밝혔는데요. 보통 신장이 190 cm가 넘는 서양 선수들과 달리 키 186cm 몸무게 72kg의 슬림 탄탄한 체격인 황선우 선수는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특별한 장점을 갖췄다고 볼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포포비치 선수가 비슷한 체격이라 할지라도 서구권 선수답게 황선우 선수보다 리치 (팔길이 )가 10cm가 더 길죠. 그럼에도 황선우 선수는 그동안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미국 유럽 호주 선수들이 구사하는 파워 수영으로 초반부터 스피드레이스에 뛰어드는 정면 승부를 가져가고 심지어 거기서 우승까지 차지하는데요. 황선우 선수가 단거리에서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물을 타는 재능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황선우 선수는 왼팔보다 오른팔을 더 길고 힘차게 내지르는 엇박자 스트로크를 구사하는데요. 그를 가르친 서울체고 이병호 감독은 "순전히 물을 잘 타고 영법의 탁월함으로 경쟁하고 있다. 

 

다비드 포포비치 (루마니아, 2022년 세계랭킹 1위).

 

 

속도를 낼수록 커지는 물에 처한 왕을 최소화하면서 스피드를 내는 것이 황선우가 치고 나갈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라고 하였는데 5살 때부터 시작한 수영에서 딱히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물을 타는 법을 깨우쳤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의 탁월한 영법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길러낸 수많은 명장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죠.

 

수영계의 세계적인 명장인 호주의 이안 소프는 호주 전지훈련에서 황선우 선수를 특별 지도하면서 "가르친 선수 중에 가장 수영 스킬이 뛰어나다 황선우는 그냥 물을 타고 흘러가는데 이건 의심의 여지 없이 타고난 재능"이며 "내가 가르친 해캣과 클림보 보다도 훨씬 잠재력이 크다. 나는 그가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세계기록 경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역시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 선수를 직접 언급하며 그 잠재력을 격찬하였는데 그는 "황선우와 같이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또한 영법뿐만 아니라 반응 속도에서도 황선우 선수는 세계 최고임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의 스승인 노민상 전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은 "단거리에서는 반응 속도가 매우 중요한데 선우는 천부적으로 타고났다" "박태환과 다른 스타일의 선수이지만 황선우가 단거리에서는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다" 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도쿄 올림픽 당시 결선에 오른 8명의 선수들의 평균 반응 속도는 0.64 였으나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황선우 선수의 스타트 반응 속도는 무려 0.58 로 1위였죠. 현재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황선우 선수이지만 2003년생 이제 19살의 선수로 계속해서 신체가 성장하고 있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프레임이 얇은 것 역시 한눈에 알 수 있는 수준이죠.

 

 

이처럼 미완인 현재도 단거리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대회 2연패의 위험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성장이 끝나고 근력 운동까지 병행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는 더 큰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한국은 모든 스포츠 중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기초 종목, 즉 육상과 수영에서 취약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수영종목의 현실은 더욱 심각한데요. 지방에는 시설 자체가 없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이 육성돼도 수영장 하나로 인해 다른 도시를 떠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실제로 남자 수영 황선우 선수도 용인 출신이었으나 수원을 거쳐 서울로 옮긴 바 있죠. 용인시 수영연맹 윤석환 회장은 "20년간 수영장 설치를 설득하고 다녔지만 부지 선정과 예산 문제로 인해 번번히 취소되었고 시설이 없어 재능 있는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는 분통 터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수영 불모지 한국에 사실 박태환 선수가 나온 것도 기적과도 같은 일이지만 이후도 다시 세계무대 포디움에 오를 수 있는 선수가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일각의 예상을 또 한 명의 '괴물'이자 '천재'선수가 완벽하게 깨버린 것에 더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2009년 로마 세계 선수권 예선 탈락과 2011년 세계 상하이 선수권에서 1번 레인을 배정받고도 자유형 200m 우승이라는 기적의 레이스를 보이는 등 크고 작은 풍파 속 10년 가까이 한국 수영을 지탱했고 어느 덧 그가 30대 중반에 접어든 사이 그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황선우 선수가 한국 수영 간판 바통을 넘겨받았습니다. 앞으로도 황선우 선수의 금빛 질주를 응원하며 좋은 소식으로 국민들에게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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