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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둑 1인자 커제 9단 인터뷰중 울먹이며 폭탄발언을 하게 만든 한국바둑 천재기사

Eddi 2022. 7. 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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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역사에는 전설적인 3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신진서 9단

 

첫번째 사진은 1988년 응씨배 바둑대회 우승으로 카퍼레이드를 벌인 조훈현 9단의 모습입니다. 당시 응씨배 바둑대회에 한국은 중국, 일본에 분명 밀리고 있었습니다. 출전권도 단 1장밖에 못 받는 굴욕을 당했고 그 한장으로 출전한 기사가 조훈현 9단입니다. 그리고 조훈현 9단은 응씨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1988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에서 개최된 제1회  응씨배  준결승 3번기(11월 20일).

 

이 사진은 당시 한국이 중국, 일본의 내노라 하는 바둑천재들을 다 물리치고 우승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준 조 9단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1회 응씨배의 승자 조훈현 9단. 시상대에선 조 9단과 주최자인 잉창치 씨. [한국기원 제공].

 

▲ 조훈현 9단이 응씨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_1989.09.05.

 

[1988년 초대 응씨배 우승 이후, 귀국 카퍼레이드를 하는 조훈현 9단의 모습.

 

다음은 대국장으로 고독하게 들어가는 이창호 9단의 모습입니다. 당시 한중일 대항전에서 한국기사들은 모두 탈락하고 이창호 기사 홀로 남았습니다. 이날 중국기사들이 우르르 웃고 떠들며 대국장으로 들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창호 9단이 혼자 대국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됐습니다. 혼자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지만 쓸쓸함 보다는 결연함이 느껴지는데요. 그리고 이날 이창호 9단은 혼자 5연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이 대회는 이후 상하이 대첩으로 불렀습니다.

 

상하이 대첩 이창호 9단.

  

중국기사들이 우르르 웃고 떠들며 대국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일본의 주장 왕밍단9단(좌) 이창호9단(우) .

 

세번째는 이세돌 9단의 모습입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유일하게 인류가 거둔 승리는 이세돌 9단이 거둔 1승뿐이었습니다. 한국은 객관적으로 중국 과 일본에 비해 바둑 인프라가 뛰어나지 않고 선수층이 두껍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시대별로 차원이 다른 최강자가 꼭 한 명씩 나타났으며 중국과 일본은 이 한국의 천재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2016년 3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한국의 이세돌(오른쪽) 9단의 대국에서 알파고 대역을 맡은 구글 측 아자 황 박사가 첫 수를 놓고 있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흑돌을, 알파고는 백돌을 선택했다. /구글 제공.

 

그리고 지금, 이세돌의 뒤를 이을 천재가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신진서입니다. 신진서는 현재 중국을 상대로 24연승을 기록하며 바둑계에서 ‘공한증’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입니다. 별명은 ‘신공지능’, 알파고가 바둑계의 인공지능이라면 인간계에는 시진서가 있습니다. 세계 1인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신진서는 현재 각종 세계대회는 물론 내노라 하는 강자들만 나서는 중국 갑조리그처럼 중국의 최상위 레벨 선수들이 나서는 무대에서도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등 천재기사들을 앞세워 중국과 일본의 콧대를 꺾어왔던 한국바둑은 2010년대 중반 이세돌 전성기를 지나면서 중국의 거센 반격에 고전해야 했습니다. 중국은 커제가 세계대회에서 8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신진서라는 철옹성만은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존심 강한 중국도 신진서가 세계최강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패하고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중국의 일부 바둑기사들 과 바둑 팬들은 또다시 특유의 저급한 트집 잡기를 하고 있는데요.  

 

# 신진서가 대국 중 화장실을 자주 간다. 

# AI를 사용한 부정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  

# 온라인 대국이라 진정한 대국이라 볼 수 없다. 

  

커제조차도 지난 2월 농심배에서 패한 뒤 ‘중국의 AI’를 통해 대국을 검토하니 신진서의 AI 부합도가 71.8%에 달했다. 엄청난 수치이며 이런 기사를 상대로 이길수 없었다’ 고 커제마저 신진서를 향한 의심스러운 시선과 함께 자기합리화에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해석이었습니다. 중국의 후야오위 8단은 칼럼을 통해 커제의 불평에 대해 입을 막아 버렸습니다. 후야오위 8단은’71.8%는 마지막 14수중 10수를 적중했다는 수치였으며 전체 부합도도 65.8%이다. 65.8%도 다른 수를 둘 수 없는 외길 수순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혹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고 AI 부정행위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2000년 부산에서 태어난 신진서는 어린시절부터 뛰어난 기재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다른 영재기사들처럼 특정 문하에 들어가거나 도장에서 장기적으로 바둑수업을 받지 않았다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불과 12세의 나이로 입단한 천재였습니다.  

 

2012년 7월 제1회 영재 입단대회 당시의 신진서 9단(오른쪽)과 신민준 9단. 초등학교 6학년으로 만 12세였던 신진서 9단은 한살 위의 신민준 9단에게 승리하며 입단에 성공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기사들은 일반적으로 개성이 강했던 이세돌 9단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 겸손하고 예의가 바르기 때문에 튀는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졌을 때는 물론이고 이기더라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인터뷰를 합니다. 하지만 신진서 9단은 좀 다릅니다. 최근 중국의 커제가 대국에서 패한 뒤 “오늘 신진서처럼 AI 부합율이 높을 수 있나 이러면 이길 방법이 없다” 고 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던지자 즉각 “세계 정상급 기사라면 팬들이 오해할 수 있는 말을 조심하는게 옳다” 라며 팩트 폭격을 날렸고 중국의 양딩신이 ‘신진서는 초반중반 끝내기 모두 뛰어난데 나랑 둘때에는 잘 안 통하는 것 같다’ 라고 빈정대자, 신진서는 ‘양딩신 9단의 약점을 알고 있지만 밝히지는 않겠다’ 라며 응수했고 그 경기에서 양딩신을 이겨 버렸습니다.  

 

신진서 9단.

  

이전 한국의 과묵한 기사들과 달리 말그대로 팩트를 꽂아 버리는 스타일인 겁입니다. 결국 최근 중국의 커제는 신진서를 대놓고 피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기원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중국에 양국의 바둑랭킹1위인 신진서와 커제가 맞붙는 총상금 12억원의 십번기 대국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세계바둑계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신진서 9단 과 커제 9단의 10번기는 일단 무산되었습니다. 답변을 미루던 중국이 결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일정이 빡빡하다며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이미 중국측이 연기했는데 핑계조차 성의 없어 보이는데요. 바둑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커제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10번기를 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전적에서는 커제가 11승 7패로 앞서고 있지만 최근 5번의 대결에서는 신진서가 4승 1패로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이세돌-구리 10번기’에서 구리가 2승 6패로 완패한 뒤 급격히 쇠락하는 충격을 겪은 바 있는데 커제에게는 이런 충격을 피하고 싶은 것으로 보입니다. 커제마저 꼬리를 내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바둑은 해외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게 됩니다.  

 

한국기원이 신진서(22)와 커제(25)의 10번기(番棋) 관련하여 중국기원에 공식으로 제안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사진=브레인스포츠투데이DB).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한국의 SM 엔터테인먼트와는 음악과 메타버스형 도시건설에 대해서, CJ ENM 과는 영화와 음식 등 다양한 문화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자며 적극적으로 한국에 구애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한국의 바둑까지도 전수받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 8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바데르 빈 압둘라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장관을 만나 문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가수 보아,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와 바데르 사우디 장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CJ ENM과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가 양측의 문화적 교류와 협업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9일 체결했다. (왼쪽부터) 하메드 빈 모함마드 파예즈 사우디 문화부 차관, 바데르 빈 압둘라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문화부 장관(왕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강호성 CJ ENM 대표. [사진=CJ ENM].

 

아랍권 석유 부국 사우디는 지금 ‘비전2030’이란 거대한 국가개조사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비전2030이란 석유에만 의존했던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미래형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거대한 국가 개조 사업인데 특히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삶의질’ 부문의 예산은 42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 (2019.06.26)

  

사우디는 국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마인드 스포츠 분야로 바둑, 체스, 브리지 세 종목을 선택했고 곧바로 한국의 바둑기사를 초빙했습니다. 사우디는 국민들에게 바둑을 보급하기위해서 한국의 프로기사 김명완 9단과 미국출신 일본프로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을 놓고 고심하다가 한국의 김명완 9단을 낙점했다고 하는데요. 김명완 9단은 최근 사우디에서 바둑지도사 양성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바둑 프로젝트’ 책임자인 킹 압둘아지즈 대학의 마제드 알하르티 박사도 매일 수업에 참가할 정도로 바둑의 묘미에 빠져들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사우디는 한국프로기사를 초빙해서 바둑을 지속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라 하는데 이것은 중동에 바둑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우수한 바둑기사들이 중동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명완 9단.

 

이제 세계 바둑계의 시선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후 12년만에 정식으로 채택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바둑경기에 쏠려 있습니다.  

 

(광저우=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중국 광저우 체스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바둑 단체전 결승에서 우승한 남자바둑대표팀이 시상대위에서 금메달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정환, 이세돌, 조한승, 강동윤, 최철한, 이창호) 2010.11.26.

 

바둑은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한국은 이번에도 전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데도 아니고 자국인 항조우에서 열리는데 여기에 하필 최강자 신진서의 출전까지 확정되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일 이번 항조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진서 9단이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군 면제 혜택을 받는데 이를 두고 중국 바둑 팬들은,  

 

# 신진서가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게 해서 신진서를 군대에 보내 버려야 한다. 

# 신진서 군대 보내기 기회로 삼자.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신진서가 군대에 가면 최소 18개월의 강제 공백기가 생기니 꺾지 못할 바 에야 세계바둑계에서 잠시라도 떠나게 만들자는 이야기입니다. 아시아게임에서 신진서의 금메달을 막기위해 또 어떤 비열한 방법을 동원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데요. 그만큼 중국바둑계가 얼마나 신진서를 두려워하는지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돌아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은 중국과의 한판 승부로 그 어떤 경기보다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번기회에 헛된 꿈을 꾸고 있는 중국을 신진서 9단이 제대로 참교육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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