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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해 옮겨간 회사에 첫 출근하면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공채 출신이 아닌 이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성과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김민재 선수는 이적 후 두 경기에서 구단과 팬들을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나폴리 정도에서나 통했던 것 아닌지?" 혹은 "레바민은 다른 수준의 팀인데 동료들과 합을 맞출 수준이 되는지?" 에 대한 마지막 우려까지 모두 불식시킬 수 있었죠. 참 다행인데요.
특히나 프리 시즌 마지막 상대에는 바이아웃 발동 마지막 순간까지 김민재를 탐내던 리버풀과의 경기여서 더욱 시선이 집중됐던 경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클롭 감독이 김민재 선수 경기를 눈앞에서 보며 격한 감정을 쏟아낸 데 이어 평가가 박하기로 유명한 이태리 레전드 수비수는 뜬금없이 인터뷰에서 김민재에 대한 특별한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김민재 선수의 화려한 신고식에 대한 이야기와 리버풀 발 코멘트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리버풀 클롭 감독은 유난히 한국 선수를 좋아하기로 유명합니다. 손흥민이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을 때도 이뻐 죽겠다는 듯 쳐다보고 김민재를 나폴리에서 데려오기 위해 바짝 힘을 썼을 정도로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결코 갖지 못해 좌절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이번 친선전 때 그의 인터뷰와 경기 중 표정을 보면 이 감정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데요.
꿩 대신 닭이라고 센터백 조합을 맞출 주인공으로 김민재 영입전에서 처참히 실패한 이후 1999년생 코나테를 낙점해 선발 명단을 자주 내밀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카드가 역시나 최고라는 결론이 나왔죠. 시즌 시작 전 뮌헨의 마지막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바이에른이 리버풀의 4대3 으로 대역전승을 기록했는데요. 뮌헨 유니폼을 입고 두 번째로, 뛰는 김민재도 선발 출전했습니다. 뮌헨과 리버풀 모두 베스트 라인업으로 새로이 꾸린 팀의 전력을 제대로 시험해 보겠다는 진검승부를 펼친 것이었죠.
그런데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승기는 집중력을 유지한 리버풀에게 금세 넘어갔습니다. 전반 2 분 만에 김민재가 각포를 막기 위해 전진했다가 뒷공간이 노출됐고 곧바로 침투패스가 들어갔는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각포가 공을 잡은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천재골을 터뜨린 것이었습니다. 초반 분위기 파악에서 리버풀은 쏟아지는 초반 러쉬 공세를 밀어붙였고 그래서인지 분위기 적응을 마친 김민재는 연이어 쇄도하는 리버풀 공격을 막는 데 더욱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경기는 난타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적 리버풀이냐 하겠지만, 여전히 잘 드는 검이였고, 두 팀의 경기는 엄청나게 재미있었거든요. 김민재 선수의 첫 공격 포인트도 압권이었습니다. 전반 32분 바이에른 뮌헨이 추격골을 넣었는데 김민재가 후방에서 침투하는 그나브리를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시도했고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한 겁니다. 소위 말하는 택배 롱패스였는데요. 사실 이날 경기의 압권은 난타전 골보다도 리버풀 클럽 감독의 리액션이었습니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뛸 때 AC 밀란을 제압하며 말디니가 경악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한 차례 난리가 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클롭 감독이 육상 선수처럼 엄청난 스피드로 뛰어다니는 김민재를 보며 리버풀 선수들의 소리를 지르는 모습하며 넋놓고 김민재 플레이를 보는 모습하며 하나하나 화면에 잡힐 때마다 참 진기한 모습이었죠.
경기를 본 이탈리아 레전드 칸나바로 역시 김민재를 극찬하며 "카트나치오 수비의 나라 이태리에서 수비를 완성했는지 한층 성장한 모습이다" 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칸나바로는 현역 시절 베켄바우어, 잠머에 이어 축구 역사상 세 번째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수비수일 정도로 이태리 축구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요.
떠나보낸 김민재를 아직까지 쫓아 차단이며 추악하는 이탈리아 현지 매체 나폴리 매거진은 칸나바로가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 CRC'에 출연해 김민재의 프리 시즌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는 김민재는 수비의 주인공이었다.
나폴리에서와 마찬가지로 뮌헨에서도 그는 거의 혼자 뛰었고 나폴리에서 그를 놓친 것은 나폴리 팀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축구의 큰 손실이라 생각될 정도였다. 김민재처럼 현대 수비축구에 맞는 선수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김민재의 실제 가치에 비해 책정된 바이아웃 금액이 높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 조항을 발동시킬 팀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뮌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사실 아무런 인연이 없는 김민재 선수에게 이 정도로 칭찬을 날린다는 게 신기할 정도죠. 프리시즌 친선 경기는 다음 시즌 전력을 보여주고 동시에 여러 실험을 시도하는 자리입니다. 때문에 경기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을수도 경기력이 엄청나다고 느끼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감독의 여러 주문에 따라 공격에 더 가담하는 시도를 할 수도 완전히 걸어 잠그는 빗장수비를 시도할 수도 있거든요. 투헬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김민재에게 만큼은 그냥 하던 대로, 내가 잘하는 대로 그대로 해라" 라고 주문했다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프리시즌 김민재는 단 두 게임만 뛰었음에도 존재감이 상당했습니다. 뮌헨 스타일 축구에 김민재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텐데도 경기를 보면 김민재는 그냥 김민재 다웠습니다. 오히려 뮌헨이 김민재에 맞춰 공격 루트를 짜는 느낌이었는데요. 이는 정확히 1년 전 이탈리아 세리에 A를 통해 유럽 무대에 대비한 김민재 프리 시즌을 보낸 느낌이었습니다.
트리키의 리그를 떠나 나폴리에 입단한 김민재는 강남스타일 댄스 신고식에 이어 센세이셔널한 프리시즌 데뷔전을 치르더니, 이 활약을 한 시즌 내내 유지했습니다. 수비 상황에서도 뛰어났고 공격에도 적극적이어서 현대 수비수에게 기대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교과서를 썼다는 평가도 받을 정도였죠.
한때는 스팔레티 감독이 김민재를 너무나 신뢰한 나머지 김민재를 포함한 모든 수비진까지 전원 공격수로 배치해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전술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김민재 선수의 뛰어난 커버 능력과 공격 가담 능력 덕분이었죠.
그런데 보아하니 투헬 감독도 김민재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확실히 정한 것 같습니다. 일단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에서도 전통적인 최후방 수비수로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긴 전봇대처럼 큰 키로 한순간에 상대 골목까지 튀어갈 수 있는 선수를 어떻게 수비수로만 둘까요? 후문에 따르면 투헬감독은 김민재의 스프린트 능력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시절 경기 영상까지 찾아봤다고 합니다. 특히 수비수로 전향하기 전 공격수로 뛰던 시절 영상을 보며 잘 뛰고 머리도 좋아 공의 흐름도 잘 익는데 또 몸싸움까지 강한 수비수라는 평가를 내린 후 프리 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뮌헨 코치진은 일본 경기에선 김민재 몸싸움 능력을 싱가폴 경기에선 공격 가담 영역을 점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모두 대성공으로 끝났습니다. 특히 일본에서의 수비력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첫 데뷔 전이기에 김민재 스스로도 적잖이 긴장했을 것 같았는데요.
가와사키 프론탈레 선수들은 김민재와 닿기만 하면 거의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밀려 나가 떨어지는 또 하나의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죠. 상대 수비자들은 갑자기 골문으로 쇄도한 김민재를 막기 위해 어깨 싸움을 시도했는데요. 김민재는 이런 견제는 가볍게 튕겨내고 문전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김민재 전매 특허였죠.
독일 현재 언론에서도 역시 김민재라는 평가가 가득했죠. 그러나 김민재 스스로는 오히려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몸 상태를 더 빨리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투헬 감독님에겐 전술적인 깊이가 남다른 것 같다고 느꼈다 환경이 바뀌며 쉽지 않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느끼지만 잘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이죠.
김민재는 요즘 나폴리에서 혹사 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너무 많은 경기를 뛰었습니다. 심지어 월드컵까지 말이죠. 여기에 기초 군사 훈련까지 받아서 그런가 체중 감소한 게 눈에 뛸 정도인데요.
그럼에도 프리 시즌 그는 특유의 자신만만함과 기량 발휘를 선보였고 감독과 팬의 눈에 띄는 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김민재의 가장 큰 장점은 피지컬 그리고 상황을 살피며 사이드라인을 돌파하는 스피드에 더해 방금 소개해 드린 것 같은 솔직한 인터뷰인 것 같은 솔직한 인터뷰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는 겸손하고 착하다는 편견은 개나 저버린 멋진 패기에 프로다운 협상 능력까지 벌써부터 오는 시즌 그의 경기를 보는 게 기대되는데요.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와 육상 선수 출신 어머니의 기운을 받아 다치는 데 없이 훨훨 날아다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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