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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K전도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LK99시즌 종료를 알립니다." 그런데 시즌 종료 12시간도 안되서 시즌2 가 시작되어 버렸습니다. 그것도 게임 종료를 가장 빠르게 찾던 인도에서 이걸 해내 버렸습니다.
약 2주일 정도인가요? 한국에서 LK99라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 발견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뜨겁게 불타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수많은 연구진이 실증에 뛰어들었고 왈가왈부 논증이 일어나는 가운데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응집물질이론센터가 LK99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LK99는 절대 초전도체가 아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LK99에게는 상온 심지어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관측됐다.
그저 매우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다. 진실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데이터가 전부 말한다. 너무나도 단호한 어조와 저품질이라는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데요. 메릴랜드 대학뿐 만 아니라 프린스턴 대학교에서도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그저 강자성, 다상물질이라는 부정적인 논문을 내놓았습니다.
다상물질이란 한 가지 물질이 그저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른 물질적 특성을 드러낸다는 것인데 LK99는 이런 특성을 지님과 동시에 유달리 강한 자성을 띨 뿐이라는 거죠. 중국 자연과학 분야 최고의 학술기구라는 중국 과학원에서도 막타를 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초전도성의 희망을 품으며 "그러면 400K 온도 근처에서 발생하는 상전이 현상은 뭘로 설명할 수 있는데?", 나는 의문을 가졌던 것에 대해 중국 연구진은 “이건 그냥 황화 구리로 인해 생기는 현상에 불과하다 0에 가까울 뿐 0이 아니다. 초전도체는 정확히 0이 되어야 한다" 라며 단호하게 주장했습니다.
특히 LK99에서 나타나는 상전 형태조차 1차 상전이인데 일반적인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2차 상전이와도 완전히 다른 종류라고 못 박았습니다. 때문에 이 소식이 하나 둘씩 알려지기 시작하자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등에 있는 초전도책 관련주들은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고 중립 기어을 취하고 있던 한국 네티즌들도 하나 둘씩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처음부터 이럴 줄 알고 있었어. 일주일 동안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반전은 인도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 아카이브에 ‘초전도체 LK99 구현은 불가능하다’ 라는 논문을 올리며 가장 빠르게 단호한 태도로 초전도체의 가능성을 부정했던 인도의 연구팀이 있는데요. 이들이 한국 퀀텀연구소와 연락을 하고 나서 단체로 최면이라도 걸린 듯 놀라운 태세 전환을 보인 것입니다. LK99는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이 자세히 연구해 본 결과 상온에서 쿠퍼쌍이 나타났습니다.
쿠퍼쌍은 초전도체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BCS 이론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전자가 양이온 사이를 통과하기 전 다른 전자와 쌍을 이루어 원자핵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이동하는 현상을 쿠퍼쌍이라고 합니다.
사실상 초전도체에서 저항이 0이 되는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이기 때문에 이것의 발견은 초전도체 증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인도 아와나 교수와 함께 연구하던 대학원생도 흥분하며 트위터를 남겼습니다. 사실입니다. 저도 지난 이 일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LK99에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의견이 바뀌었습니다. 매우 놀랍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뭔가 쎄함을 느낀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은 아직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한국어 논문을 뒤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중국에서 주장한 반론 중 ‘LK 99는 강자성체일 뿐이다’ 라는 것에 대해 한국어 논문은 이미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그저 특정 자기장 영역에서만 보이는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죠. 또한 "황화구리 때문에 상전이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라는 중국의 결정적인 반론 역시 한국어 논문에는 이미 예상에 따른 듯 언급되어 있었고, “정확하게 황화구리는 불순물일 뿐이다”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즉 제조를 잘못하면 그런 실패작이 나온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다음의 내용인데요.
지난 28일 열렸던 국제학회에서 청중이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나는 샘플을 직접 시연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한국연구진은 '전류를 흘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보여줄 수 없다' 라는 답변을 하여 이를 현장에서 본 이들은 한국 연구진이 사짜 같다는 평가를 내렸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알고 보니 한국어 논문에 이미 언급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LK99라는 신물질은 전류를 흘리지 않으면 그냥 돌덩이와도 같지만 전류를 흘리면 귀신같이 초전도체로 바뀌는 이상한 물질이라는 내용이죠. 이것은 이것대로 여태까지 인류가 알던 상식적인 초전도체의 특징과 전혀 다릅니다. 때문에 학자들은 혹시 LK99가 여태까지 밝혀졌던 타입1, 타입2의 초전도체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초전도체 타입3 가 아닌가에 대한 가능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잠깐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타입1 초전도체와 타입2 초전도체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타입1은 완벽한 반자성인 것에 비해 타입2는 혼합 상태이며 타입1은 단일 임계로 상변위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에 반해 타입2는 두 개의 임계를 가져 점진적 변화를 보입니다. 타입1은 매우 낮은 임계 온도를 지닌 것에 비해 타입2는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임계점을 가집니다. 이런 설명 만으로는 두 형태의 차이가 잘 실감이 안 날 수가 있는데, 시각적으로 이 둘을 구분하는 가장 좋은 것은 양자 부양과 양자 고정입니다.
타입1(양자부양) 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초전도체의 특성입니다. 자기장 속에서 그냥 뜨기만 하는데요. 뜬 상태로 사람이 힘을 가하면 마지막 위치 그대로 떠 있기만 하죠. 마지막 운동 상태를 보존한다고 이해하면 좋은데요. 자기부상 열차가 이 원리를 이용합니다.
반면, 타입2 (양자고정)는 마치 포크로 찌른 것 같이 단순히 떠 있는 게 아니라, 상태를 고정합니다. 마치 자석과 하나의 그룹을 이룬 것 같은 희한한 상태인데요. 양자 고정이 있는 초전도체를 건드리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려는 성질을 보입니다. 심지어 자석과 함께 이동하는 현상도 보여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초전도체와는 조금 다른 것이죠.
한편, 학자들이 LK99에 대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은 타입1도 타입2도 아닌 타입3 입니다. 사실 타입 2도 타입 1에 비해서는 상당히 다른 성질을 띠기 때문에 처음 발견되는 이게 정말 초전도체가 맞다. 아니다. 하는 논쟁이 있었기에 LK99 도 타입3라는 가능성을 갖고 토론을 하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인데요. 여태까지 인류는 타입1과 타입2의 틀 내에서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찾으려 하다보니 불가능한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며 수십 년간 좌절을 겪어왔던 것입니다.
심지어 타입3가 더 획기적일 수 있는 이유는 초전도성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는 속성 때문입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닐 수 있지만 단순히 전기가 흐르고 말고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게 해준 반도체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 전체가 바뀌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죠.
상온 상압 초전도체의 등장만으로도 인류가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었는데 초전도성을 인류가 마음대로 취사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도 단순히 전류를 흘려 보내는것 만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산업군의 다방면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계 연구진들은 이런 타입3 초전도체에 대한 발견의 가능성은 물론 세계 연구진들이 LK99를 부정하며 내놓을 온갖 반례들을 어떻게 한국 연구진들은 미리 알고 논문에 다 적어 놓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더욱 경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실험에 실험을 거쳤을지를 상상하면서 말이죠.
일반인들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가 곧장 나오길 원합니다. 하지만 실제 과학계에서는 어떤 한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토론에 토론을 거치고 막판 뒤집기에 뒤집기를 하며 수년 수십 년의 세월을 흘려보냅니다. 그러고도 이를 뒤집는 새로운 사실이 나오며 과학적 이론의 토대를 쌓아가죠.
이걸 일반인의 시선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니 정말 재밌습니다. 게다가 한국이 주인공인 상황이니 어느 때보다도 팝콘 각에 팝콘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러 터질 지경에 이르렀는데요. 아무쪼록 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면 빠르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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